마지막날 점심은 헐리우드 로드에 있는 소고기 국수집을 가기로 했다.
한자를 그대로 읽으면 구기우남. 영어로 카우키라고 부르는 곳으로, 홍콩 배우 양조위의 단골집으로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
찾아갔을 때가 오후 2시쯤이었던 것 같은데, 이미 대기줄이 엄청났다. 그래도 테이블 회전이 빠른 편이어서 이 사진 정도의 줄 끝에 서서 약 30분정도 기다리고 먹었던 것 같다.
카우키와 상관 없는, 국수와도 상관없는, 카우키 앞집 사진.ㅋㅋ 여기는 위 사진처럼 빨래를 바깥에 널어놓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카우키 영업시간.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 낮 12시반부터 밤 10시반까지.
벽에 보면 여러 언어별 메뉴판과 함께, 역시 언어별 안내문구가 적혀 있다. 저 한글은 아무래도 번역기를 돌린 듯 하다.;;;;; 외부음식 반입금지를 뜻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ㅎㅎ
우리가 테이블에 앉으니 한글로 된 메뉴판을 갖다줬다. 역시 번역기를 돌린 듯한 메뉴판이지만, 그래도 한글인게 어디인가!ㅎㅎ
우리는 가장 기본 메뉴인 소고기 국수를, 넓은 면과 얇은 튀긴 면으로 시켜봤다. 육수는 동일하나 면의 스타일이 달라서 맛도 좀 달라진다.
국수를 워낙 좋아하기에 기대를 하고 갔는데, 진한 육수 맛은 괜찮았으나, 중국 길거리 음식 특유의 향이 강해서 썩 맛있게 먹진 못했다.;;;; 둘 중에서는 넓은 면보다 얇은 면이 더 나았다. (참고로 홍콩의 운남쌀국수나 태국의 쌀국수는 맛있게 잘 먹는다.)
그리고 다른 테이블에서 많이 먹고 있어서 시킨, 소고기 카레 국수. 이 집의 대표메뉴인 듯 한데, 이건 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차라리 맑은 육수 베이스가 나았다.
근접 사진. 아주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이다. 비주얼 만큼 맛있었다면 좋았을텐데ㅠ
그래도 고기는 부드럽고 맛있었다. 향만 좋았다면 맛있게 잘 먹었을거 같기도 한데…
위치
이 거리에 오면 길게 늘어선 줄을 두개 발견할 수 있는데, 위 사진의 근접 촬영된 대기줄 말고 그 뒤로도 맞은편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있다. 처음엔 저 줄이 카우키 줄인 줄 알고 섰다가, 혹시나 해서 앞으로 가 확인해보니 다른 집 줄이어서 줄을 다시 섰다.;;;;;
뒤에 보이던 줄은, 바로 이 줄이다. 이 줄은 카우키 소고기 국수집 줄이 아닌, 다른 국수집 줄이다. 대기 줄은 여기가 좀 더 길었던 것 같다. 아마도 잘못 줄 선 사람도 있지 않을까?ㅎㅎ;;
이 대기줄의 정체는 바로 이 집. 찾아보니 이 집은 토마토국수로 유명한 집인 듯 하다. 국물이 토마토 베이스랄까. 궁금하신 분은 홍콩 토마토국수라고 검색해보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을 듯. 나도 다음에 한번 도젼해봐야지. 이번엔 이미 다른걸 먹어버려서 다음 기회에~~
밥을 먹고 나서 헐리우드 거리를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돌아다니다 발견한 한국식당. 산체.
이것만 봐서는 뭘 파는지 잘 모르겠다;;; 대충 봤을 때는 퓨전 한식을 파는 레스토랑인 듯 싶다.
그리고 걷다가 발견한 전통시장. 이국적인 풍경의 시장 구경은 언제나 흥미롭다.
돌아다니다 후식으로 에그타르트를 먹기 위해 타이청 베이커리로 향했다. 참고로 타이청 베이커리는 헐리우드 거리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홍콩에 여러 군데 체인점이 있다. 예전 홍콩 여행때 택시타고 타이청 가자고 했다가 이상한 곳에 내려준 기억이;;;;; 그곳도 타이청이 맞긴 하고 에르타르트를 팔기도 하는데, 헐리우드 거리의 타이청과는 다르게 에그타르트 보다는 일반적인 빵을 주로 파는 곳이었다. 헐리우드 거리의 타이청 베이커리는 에그타르트가 주류다.ㅎㅎ
개당 홍콩달러로 6달러. 우리나라에도 이 가격에 이런 에그타르트를 팔면 좋겠다.ㅠ 하긴 우리나라엔 가격은 둘째치고 타이청 베이커리 스타일의 에그타르트를 파는 곳 자체가 없지.ㅠ
마카오식 에그타르트와는 전혀 다른 비주얼의, 깔끔하고 매끈한 에그타르트. 맛도 마카오식과는 전혀 다르다.
예쁜 봉지에 포장해준다.
정말 먹음직스럽고, 색도 고운 타이청 베이커리 에그타르트. 비주얼 만큼이나 맛도 최고다.
마카오식 에그타르트와 비교하면, 워낙 스타일이 달라서 어디가 더 맛있다고 이야기하기 힘들다. 마카오식은 좀 더 달콤하고 속도 좀 더 익은 스타일이라면, 타이청은 마카오에 비하면 좀 덜 익은 듯한 느낌이지만 그만큼 더 부드럽고 촉촉한 맛이다. 아내는 여기를 먼저 먹어보고 로드스토우 에그타르트를 먹어봤을땐 타이청은 별로이고 로드스토우가 훨씬 더 맛있다고 했는데, 그 뒤로 다시 이날 타이청껄 먹어보더니 타이청도 다시 먹어보니 엄청 맛있다고~ㅎㅎ 그래도 아내는 마카오 스타일이 더 맛있다고 한다.ㅎㅎ 난 무승부. 그냥 둘 다 맛있다!ㅎㅎ
밥 먹고 트램을 타고 홍콩의 공원을 찾아 갔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홍콩공원.
공원 앞에 이런 특이한 모양의 빌딩이 있었다. 빌딩 숲의 둘러쌓인 공원이 참 특이했다.
멋진 햇살.
작은 연못.
많은 물고기들.
작은 폭포.
이 공원에서 보낸 시간이, 홍콩 여행 중 가장 여유롭고 평화롭게 보낸 시간이었다. 엄청 크진 않지만 산책하기에 적당하고, 햇살도 좋았고, 풍경도 좋고 공기도 좋았던, 정말 멋진 공원이었다. 멀리 높은 빌딩들이 보이지만, 가까이는 푸른 자연이 보이는, 빌딩 숲이 둘러쌓여 있는 공원이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곳이다. 여기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던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기분좋아지게 만들만큼 멋진 시간과 공간이었다.
– 2014년 1월 18일날의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