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리타 길들이기’

 



연극열전2의 세번째 작품인 리타 길들이기.
사실 연극 내용은 전혀 모른채,
연극열전 시리즈 중에 하나라는 것과 윤주상,최화정 주연이라는 것만 보고
예매를 해버리고 보러 간 연극이었다.
윤주상씨와 최화정씨는 1991년에 같은 연극에 출연해서 엄청난 흥행을 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17년 뒤, 같은 연극에서 다시 호흡을 맞췄다.
이러한 사실도 꽤나 흥미가 있어 보고 싶어져 예매를 해버렸다.

‘리타 길들이기’는 지식인이 되고픈 미용사 리타가 교수인 프랭크에게
수업을 받으며 점점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연극이다.
사실 초반엔 좀 재미가 없었다.
리타 역의 최화정의 깜찍 발랄함(?!)이 분위기를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가긴 했지만,
내용 면에서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그러나 연극은 후반부로 갈수록 내 마음을 뺏어가기 시작했다.

점점 세속에 물들어가며 활기넘치고 자유롭던 자신만의 개성을 잃어가는 리타.
리타와 함께하며 리타의 자유로움에 빠져버린 프랭크 교수.
그렇게 변해가는 두 사람을 보며 중반 이후부터 연극에 점점 빠져들었다.
그렇게 변해가는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봐서일까.
점점 변해가는 리타와 안타까워하는 프랭크를 보면서 나도 같이 안타까워하며,
그들이 슬퍼할땐 같이 슬퍼하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연극이 끝났을 때는 정말 힘껏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연극열전의 첫번째 작품인 장진감독의 서툰사람들 보다
더 멋진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서툰사람들 때는 막을 내리고 배우들이 잠깐 인사만 하고 끝나버려 아쉬웄는데
이번엔 최화정씨가 마지막에 나름 긴 멘트를 해준 것도 참 좋았다.

두 사람의 연기도 정말 멋있었다.
윤주상씨의 프랭크는, 초반엔 뭔가 좀 서툰 것 같았는데
중반 이후부터 보여준 열연은 정말 대단했다.
어쩜 초반의 서툰 모습도 연기였을지도 모르겠다.
최화정씨는, 다른 리타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딱 맞는 배역과 연기였다.
이번 리타 길들이기에 두 팀이 연기하는데
두 사람 모두 자신만의 캐릭터를 보여준 것 같아서,
다른 팀 공연은 같은 연극이지만 전혀 다른 연극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하니 다른 팀의 공연도 보고 싶어졌다.
그러나 시간과 돈의 압박에, 그냥 보고 싶은걸로 끝내야 할 듯 싶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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