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 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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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낭독의 발견’이라는 프로그램을 아주 잠깐 보게 되었는데,
그 잠깐동안 듣게 된, 초대손님인 손숙 님이 낭독한 시.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을 듣는 순간, 마음이 찡했다.
손숙 님의 시의 낭독이 끝난 뒤,
진행자인 황수경 아나운서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동화작가로 유명한 정채봉 님의 시인데,
어린 시절 돌아가신 시인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시라고 한다.
마지막 구절만 한번 더 써본다.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