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즐거운 나의 집’ – 행복하게 살아가기

대학에 들어오기 전 학창시절 때는 책을 많이 읽었다.
문학소년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을 정도니 말이다.
책을 읽는게 참 좋았었고, 제일 좋아하는 취미 생활이었다.

그랬던 시절이 있었는데, 대학에 들어와서는 이상하게 책을 멀리하게 되었다.
왜 그랬는진 나도 잘 모르겠다.
대학에 와서도 가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곤 했지만,
학창시절에 비하면 거의 안보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그나마 보던 책도 군대갔다 온 이후로는 거의 안 본 것 같다.
(판타지 소설은 그래도 좀 본 것 같다.^^;;;)

그렇게 책을 멀리하다가, 올해 책을 한 권 샀다.
아마 책을 돈 주고 사서 읽은 건 군대 제대한 이후로 처음이 아닌가 싶다.
책을 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에
주변에서 추천해주는 사람도 몇 있어서 덜컥 결제해버린 책은
공지영 작가의 즐거운 나의 집.

정말 오랜만에 구입한 책. 결과는 사길 잘 했다는 것.
이 책을 추천해준 한 지인은 유머가 많은 책이라고 했었는데,
나에겐 시작부터 가슴아픈 책이었다.

이 책은 초반부부터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막바지까지 계속되었다.
한번에 다 읽은 것이 아니라 쉬는 시간 짬짬이 읽었음에도,
읽을 때마다 어찌 그렇게 마음을 먹먹하게 만드는지……

작가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소설책인 즐거운 나의 집은,
제목과는 달리 겉으로 보기엔 전혀 즐겁지 않을 것 같은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리고 그런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소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굉장히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주인공 위녕은,
그러나 그 안에서 그리 불우하지 않게, 행복을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 또한 행복에 대한 각자의 생각대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행복은, 자신의 생각대로 노력한 만큼 돌아오지는 않는 법.
이 책 또한 행복한 삶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러면서 행복해지기 위한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마음을 아리게 하고, 눈물도 흘리도록 하지만,
그래도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인 즐거운 나의 집.
오랜만에 선택한 책이었고, 나에겐 참 고마운 소설이다.

[#M_- ‘즐거운 나의 집’ 에서 감명깊게 읽은 구절들 (클릭하면 보입니다) -|- ‘즐거운 나의 집’ 에서 감명깊게 읽은 구절들 (클릭하면 접힙니다) -|사람들은 알까? 눈총이라는 단어에 왜 ‘총’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지를.

세상에 좋은 결정인지 아닌지, 미리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어떤 결정을 했으면 그게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노력하는 일뿐이야.

가끔은 네가 너무 조숙한 게 겁이 나.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으면 그랬을까 싶어서……
엄마도 어렸을 때 아주 조숙했었는데,
그만 그것만 믿고 있다가 평생을 성숙은 못 하고 그냥 미숙하게 살았거든.
혹시 네가 그러지 않을까 겁도 나고.
너무 이해하려고 하지 마.
쉽게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구.

그건 미움보다 더 나빠.
진실이 스스로를 드러낼 시간을 자꾸만 뒤로 미루어서
우리에게 진정한 용서를 빼앗아갈 수 있으니까.

참 이해가 안 가는구나.
마누라 있고 딸자식 있고 어쨌든 너도 에미에게 가서 잘 적응하고 있고
그런데 뭐가 안 행복하냐?
나는 노인정에서 광 팔고 나서 다른 사람들 열심히 화투 치는 동안
뜨듯한 바닥에 등 대고 누워 있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던데.
행복이란 건 말이다.
누가 물어서 네, 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란다.
그건…… 죽을 때만이 진정으로 대답할 수 있는 거야.
살아온 모든 나날을 한 손으로 쥐게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말이지.

이상한 일이다.
무엇이든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을 가진다는 것은 세상을 바꾸어버리는가 보다.

내 슬픔 하나를 두고, 그것에 정신이 팔려, 그것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시킨 채로
우리는 또 얼마나 남의 상처를 헤집는 것일까.

–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습니까?
– 있을 때 앉아 있고, 일어설 때 일어서며 걸어갈 때 걸어가면 됩니다.
– 누구나 다 하는 일 아닙니까?
–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은 앉아 있을 때 일어날 것을 생각하고 일어설 때 이미 걸어가고 있습니다.

네가 원하는 것을 해라. 괜찮아.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하는 자유는
인내라는 것을 지불하지 않고는 얻어지지 않는다.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자유롭게 피아노를 칠 때까지
인내하면서 건반을 연습해야 하는 나날이 있듯이,
훌륭한 무용가가 자연스러운 춤을 추기 위해
자신의 팔다리를 정확한 동작으로 억제해야 하는 나날이 있듯이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그것을 포기해야 하는 과정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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